당신의 칫솔 교체 시기는 안전하십니까? 며칠 전 아침, 세면대 앞에서 칫솔을 들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얘… 도대체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모양은 그대로지만, 칫솔모는 퍼져 있었고 색도 약간 누렇게 변해 있었다. 치약을 짜서 문질러보니 치아에 닿는 감촉도 흐물흐물했다.
문득 인터넷에서 봤던 문구 하나가 떠올랐다.
“3개월 넘게 쓴 칫솔은 오히려 세균을 닦아 바르는 것과 같다.”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과장이 아니다. 치아 건강은 생각보다 ‘기본 중의 기본’에서 갈린다. 그 시작이 바로 칫솔이다.
“아직 멀쩡한데?”라는 말의 함정
주변에 물어보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나? 칫솔 6개월은 쓰지. 닳아도 그냥 써. 아깝잖아.”
그런데 이게 구강 건강에 치명적인 실수다.
칫솔은 단순히 때가 묻었을 때 교체하는 게 아니다. 칫솔모가 휘거나, 변색되거나, 세균이 증식하면 눈에 안 보이더라도 이미 교체 시점을 넘긴 것이다.
영국 치과협회(BDA) 자료에 따르면, 칫솔 교체 시기는 평균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더 짧게는 1~2개월 주기를 권하는 전문가도 많다. 특히 어린이나 잇몸이 약한 사람, 교정 중인 경우에는 더 자주 바꾸는 게 좋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피부에 닿는 수건도 일정 주기로 빨아 쓰고, 속옷도 매일 갈아입는다. 그런데 입속 깊숙이 넣는 칫솔을 반 년씩 쓰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일까?
세균의 온상이 되는 칫솔?
한 실험에서는 사용한 칫솔을 1주일간 세면대에 그대로 놔뒀더니, 무려 1,000종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다고 한다.
특히 화장실과 함께 있는 욕실은 습도와 온도 때문에 세균이 더욱 활발하게 번식한다.
더 무서운 건, 칫솔을 아무리 깨끗이 헹군다고 해도 세균 번식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병원성 세균도 발견된다고 한다.
게다가 칫솔을 칫솔꽂이에 세워 보관할 때 서로 닿거나, 물기 그대로 둘 경우 더 빠르게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그러니 칫솔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관 방식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칫솔은 어떤 걸 사야 할까?
칫솔을 고를 때도 몇 가지 팁이 있다.
- 모가 너무 딱딱하지 않은 제품
치석 제거엔 좋지만 잇몸에는 해롭다. 부드러운 모를 쓰는 게 일반적으로 안전하다. - 칫솔모 끝이 둥글게 처리된 것
날카로운 모는 치아와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다. - 잡기 편한 그립감
의외로 중요하다. 손에 잘 잡히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가고, 치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요즘은 항균 처리된 칫솔도 많이 나오고, 전동칫솔도 가격이 많이 내려와서 접근성이 좋아졌다. 꼭 비싸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내 입에 맞는 걸 고르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습관이다.
또한 가정마다 색깔로 구분되는 칫솔 캡을 사용하는 것도 위생 관리에 도움이 된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 칫솔을 활용하는 것도 칫솔질 습관을 들이는 데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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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칫솔 교체 알람
나는 그날 이후로 휴대폰 캘린더에 칫솔 교체 시기 알람을 설정해놨다.
매 2달마다 울리는 알람이 처음엔 귀찮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심이 된다.
조금 과장하자면, 새 칫솔을 꺼낼 때마다 ‘작은 건강보험’을 드는 기분이다.
아내도 이제는 “칫솔 언제 바꿨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 휴대폰 알람을 그대로 공유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족 모두가 정기적으로 칫솔을 갈아 끼우는 작은 루틴을 실천하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입 냄새나 잇몸 출혈도 줄어들고, 하루의 시작이 훨씬 상쾌해졌다.
결론: 칫솔은 소모품입니다
치아는 평생 써야 할 자산이고, 칫솔은 그 자산을 관리하는 ‘공구’다.
아무리 좋은 칫솔도 오래 쓰면 독이 되고, 아무리 저렴한 칫솔도 자주 갈면 건강을 지켜준다. 칫솔 교체 시기 더이상 미루면 안된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오늘 세면대에서 칫솔을 한번 들여다보시길 바란다.
모가 휘었는지, 변색됐는지, 냄새가 나는지… 그게 바로 바꿀 시기다.
그리고 그 다음 행동은 간단하다.
“그냥 새로 하나 꺼내세요.”
입안이, 건강이, 그리고 당신의 하루가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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